우즈벡의 스타트업(1)

우즈베키스탄 스타트업 특강

잘 다듬어진 “낚시 바늘 한 개”가 필요합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Usmon교수님의 스타트업 강의를 참관하고 최근 화제가 된 ChatGPT에 대해서 간단하게 발표를 하게 됐습니다.

[Summary]

1. 스타트업 창업에는 일반인,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스텔스 과정”이 존재한다.

2. 스타트업의 제품 개발 과정은 고객을 찾는 여정이다. 그래서 한 두번의 실패가 아니라 여러번의 실패 가능성을 염두해 두어야한다.

3. 낚시로 비유하면, “여러 낚시 바늘”로 물고기를 잡는 것 보다는 “잘 정리된 하나의 바늘”로 장소를 옮겨가는 것이 유리하다.

[사진] 강의 중인 Usom 교수님

[사진] 오늘 강의 참여자

1. MDIST 대학 특강 청강 및 발표

이번에 갈 곳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 내에 있는 MDIST(Management Development Institute of Singapore in Tashkent )입니다. MIDST는 우즈베키스탄에 개설된 국제 대학 중에 하나입니다. 2007년 싱가포르-우즈베키스탄의 정상 방문에서 교육에 대한 협력 방안으로 타슈켄트 내에 싱가포르 경영개발 연구소가 설립됐으며, 그 뒤에는 학부, 대학원, MBA 과정 등을 갖춘 대학교로 확대됐습니다.

현재 재학생은 5000명 이상으로 중앙아시아 뿐 만 아니라 러시아, 그리고 한국에서 온 학생들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학교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보안 검색”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교 자체에 경비요원이 있으며, 울타리가 처져 있습니다. 따라서 인가 받은 사람이나 소속 대학생/대학원 생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여기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타슈켄트 내 대학원은 허가받지 않은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됩니다.)

[사진] MIST 대학교 모습

오늘 교육 대상은 패션 산업을 전공한 학생들입니다. 토요일인 관계로 “특강” 형식이며 강의 주제는 스타트업 비즈니스에 대한 것입니다. 오늘 발표하시는 Usmon Rakhimkanov 교수님은 현재 UN개발계획에서 근무하고 계십니다.

2020년 우즈베키스탄 방문 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때 창업 PT 멘토링 프로그램 참관을 허락해 주셨는데(아래 블로그 링크 참조) 이 것이 기회가 돼서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2022년 12월에는 한국에 오셔서 제가 안내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오늘 참여한 학생분들은 모두 여성분들이셨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패션 산업의 특성 상 여성 종사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사진] 오늘의 강의 주제

[2020년 창업 멘토링 창업 후기]

[사진] Usmon 교수님과 오늘의 강의 참석자

2. 우즈베키스탄의 스타트업

강의 첫 시작은 우즈베키스탄의 스타트업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의 이해를 위해서 우즈베키스탄의 스타트업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아래 [그림]은 대표적은 우즈베키스탄의 스타트업을 모아 놓은 사진입니다. My Taxi나 Taxi UZ 처럼 공유 차량 서비스, 그리고 Bringo와 같은 푸드 딜리버리 서비스, kassa uz, Payme같은 간편결제 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그림] 우즈베키스탄의 스타트업(Usom Rakhimkanov, 2020 발표자료 인용)

제가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많이 본 스타트업은 Payme라는 핀테크 업체입니다. PAYME 서비스의 장점은 “오프라인” 결제 시 별도의 결제 단말기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작은 가게라도 Payme 앱이 설치돼 있으면 쉽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주인이 손님에게 줄 잔돈이 없으면 Payme 설치 여부를 묻더군요. 결제 외에 지원하는 기능으로는 p2p 거래 지원이 눈에 뜁니다.

즉 개인 간 직거래(P2P)에 있어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자신이 낸 돈을 1/n로 나누는 “결제 공유”라는 것도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 결제을 위한 온라인 전용 결제 플랫폼인 payme go가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페이나 쿠팡 페이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림] Payme 홈페이지

자 그럼 Payme 서비스는 “어떤 고객”의 “어떠한 불편한 점”에 focus”를 맞추고 있을까요? 창업 강의에서는 이를 Pain-Point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현재 제가 가진 우즈베키스탄의 화폐입니다. 여기서 택시비로 “seven teen’이라고 하면 얼마일까요? 1700숨(숨은 우즈베키스탄의 통화단위입니다.)인 줄알았는데 170,000숨이라고 합니다. 170,000숨은 대략 우리 돈으로 18000~19000원정도됩니다.

[사진] 우즈베키스탄의 지폐

그러다 보니까 “거스름돈”을 매번 준비하는게 불편하더군요. 현지인 분들도 거스름돈이 작으면 그냥 넘어갑니다. 아래 사진에서 10,000숨 이하의 지폐는 거의 잔돈 처럼 씁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지갑이 꽉찼습니다.

“잔돈” 때문에 그렇게 불편한가? 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바꿔줄 잔돈이 없어서 난감해 하던 가게 주인의 모습을 꽤 자주 봤습니다. 또한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역을 가 보면, 승차권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일렬로 줄 서는 문화가 아직은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승차권 차판기가 아직은 전면적으로 도입된 게 아니라서 역무원들이 시간이 쫓겨가며 잔돈을 바꿔주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승차권을 판매하는 역무원

즉 현재의 현금 결제는 고객의 시간을 불필요하게 빼앗는 것이고, 또 계산 오류 등으로 인해 불필요한 관리 비용을 늘립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곳에서 자판기가 보급되는 시기가 있었죠. 따라서 현재 우즈베키스탄에서와 같은 현금 결제 문제가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에서 결제의 문제점이 이슈가 됐습니다.

그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입었던 “코트”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도 유명했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결제 단계에서 많은 보안프로그램, 인증시스템 등으로 인해 결국 구매를 포기하는 일이 번번해졌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큰 이슈가 됐고 나중에는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에 대해서 지시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특히, 당시 우리나라 보다 IT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던 중국의 핀테크의 발전은 큰 충격을 줬습니다. 알리페이가 QR코드를 이용한 간편 결제 서비스가 사회 전 부문으로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던 모습과 큰 “대비”를 이룬 셈이죠.

이후에는 규제 개혁을 통해 우리가 현재 쓰는 각종 ~페이(간편결제) 서비스가 꾸준히 늘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사진] 우리나라 온라인 거래의 문제점 : 결제 이슈

3. 우즈베키스탄에서 스타트업을 하려면

Usmon교수님은 우선 “고객”에 집중하라고 합니다. 어떤 구체적인 Business Plan을 보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관찰하고 문제점을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그렇다면 “고객”을 우리가 보물찾기 게임을 하는 것 처럼 찾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찾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는 조사와 분석 그리고 피드백 반영이 반복됩니다.

[사진] 강의 중인 Usmon 교수님

그렇다면 “고객”을 우리가 보물찾기 게임을 하는 것처럼 찾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찾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는 조사와 분석 그리고 피드백이 반복됩니다. 아래 [그림]은 교수님께서 만든 스타트업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설명한 슬라이드입니다. 저는 각 프로세스에 있는 달러 표시($)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금전적인 비용 뿐만 아니라 시간도 포함됩니다.

또한 스텔스 모드라고 표시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으며, 실제 제품이 만들어지는 프로세스가 압니다. 그래서 기업 외부에 있는 고객이나 일반인에게는 “보여지지 않는” 부분입니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프로세스가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은 “돈”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완벽하게” “디테일하게” 진행하는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빠르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할 수 있는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달러의 투자금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시제품을 빠르게 만들고 검증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빠르게 갖추셔야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고 검증하는 “빠른 피봇팅(Pivoting)”을 계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따라서 한번에 아이디어 1개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100만달러를 쓰는 것은 위험한 방법입니다. 따라서 이를 1~5만달러로 10~20개로 쪼개서, 제품 만들기-검증-피봇팅(Pivoting)을 5~10번 수행하는 것이 안전하고, 더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 스타트업 개발 프로세스(Usmon Rakhimkanov, 2020 발표자료 인용)

위 [그림]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일반적인 제품(서비스) 개발은 한번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작은실패”를 통해 점진적으로 목표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왜 이렇게 까지 실패를 많이 해야 할 까요?

스타트업의 가장 많은 실패 사례는 “시장의 수요 부족”입니다. 스타트업 제품은 현재 시장에 없는 것을 만듭니다. 따라서 아래 [그림]과 같이 수요가 적거나, 없는 제품을 만들 가능성이 높죠. 따라서 시장 니즈(수요)를 찾는 프로세스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림] 스타트업 제품(서비스) 실패 원인 (Usmon Rakhimkanov, 2020 발표자료 인용)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어떻게 피봇팅을 하면 좋을까요? 무조건 많이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아래 [그림]처럼 여러 개의 낚시 바늘을 한 번에 던지기 보다는 잘 준비된 낚시 바늘 1개를 준비하는 게 더 현명합니다.

스타트업은 쓸 수 있는 인력, 자본 등의 자원이 적습니다. 따라서 과도하게 많은 시제품(MVP 또는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보다는 하나의 가벼운 제품을 만듭니다. 그 다음에 시장을 바꾸거나 좁혀가면서 테스트 해보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제품이나 시제품 제작 프로세스가 지나치게 커진다면 이렇게 시장을 바꿔가면서 테스트하기 어렵습니다. 무게가 가벼운 배는 쉽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큰 배는 빠르게 이동하기 어렵습니다.

[그림] 스타트업 제품(서비스) 피봇팅 방법 (Usmon Rakhimkanov, 2020 발표자료 인용)

그리고 마무리 사진으로 아래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강의가 끝났습니다. 스타트업은 고객의 발견 과정이고 또 내 생각을 테스트 하는 과정이다. 오늘 강의의 결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스타트업의 자세가 아닌가 제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림] 스타트업의 자세

3. 갑자기 찾아온 세션 발표

강의를 듣다가 제가 간단하게 발표할 세션이 기회가 찾아봤습니다. 자유로운 토론 형식의 강의였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처음으로 발표하게 됐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아직 Open AI의 ChatGPT가 이제 막 개발자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현재 저는 ChatGPT를 이용해서 여러 TASK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Servey할 때 GhatGPT를 사용합니다. Goolge검색보다 쉽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다시 검색된 자료 검토를 하기 때문에 100% 제 업무를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뛰어난 속도와 간편함으로 제 업무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습니다.

우선 ChatGPT로 할 수 있는 일을 몇 개 설명하고, 이 건에 대한 예시를 전달했습니다. 저희 팀원은 코드의 오류 검토, 리뷰 시 ChatGPT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들은 한 학생이 “마치 문법 교정을 해주는 역할이네요!”라고 코맨트를 남겼습니다. 저는 인공지능이 서비스 개발에 있어서 상당한 “허들”을 낮춰주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이 ChatGPT가 만든 코드를 보여줬습니다.

“신기하긴 한데 이것을 사용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라는 질문에는 저는 서비스 MVP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ChatGPT는 정보의 검색, 정리 외에도 “코드 개발”도 가능합니다. 물론 완전하지는 않지만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리소스가 부족한 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 생각합니다.

[그림] ChatGPT 사례 소개


우즈베키스탄과 우리나라와 차이점 중에 하나는 바로 주식시장입니다. 스타트업이 최종적으로 Exit하기 위해서는 M&A(인수합병)나 IPO(기업공개)를 선택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성숙한 증권 시장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증권시장은 100개가 조금 넘은 상장 기업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주식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닙니다. 이 상황에서 큰 역할을 하는 곳이 VC(Venture Capital)인데요. 다음번에는 우즈베키스탄의 VC 밋업에 참가한 후기를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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