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의 태국 – 뜻밖의 BM : 일본의 아이돌 카페

siam doll Cafe 대형 광고 현수막

#1 방콕의 재팬타운

“방콕에 재팬타운이 있었나요? 일본 음식점은 길 가다 본 것 같은데…”

단체 관광이나 가족 여행으로 방콕을 돌아다니면 대부분 왕궁, 사원, 쇼핑몰 등 관광 명소 위주로 가기 때문에 일본인 타운을 직접 볼 기회는 적을 겁니다. 방콕 시내에 일본인 타운이 여러 곳이 있지만 특히 Ekkamai Road 주변이 유명합니다.

일본인 타운 위치가 정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구요.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나 일본 국제학교 등이 많이 있는 곳이 대표적입니다. 또 그 밖에 일본인 병원, 일본 식당, 돈키호테 몰 등이 많이 위치해 있어 일본 분위기 많이 나는 곳 정도로 이해하시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구글 지도로 검색하신다면 Sukhumvit Soi 49 정도 되겠습니다.

길을 걸어 보니 분위기 자체도 태국 시내와 조금은 다릅니다. 일본의 한 곳에 와 있는 것 같았어요. 만약 방콕 시내에서 회 요리를 찾으신다면 아마 이쪽으로 오실 것 같습니다. 여기에 특히 병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코로나19 PCR검사를 받을 병원이 여기에 있어서 한번 둘러 봤습니다. 마침 이 지역을 촬영한 유튜버 분이 계셔서 링크를 공유합니다. (2022년 2월 10일 기준으로 우리나라로 가는 비행기를 티켓팅 하기 위해서는 PCR음성 확인서가 필요합니다.)

https://youtu.be/zXTe-rnPkdg

일본인 병원(Japanes Hospital) 표지석
일본인 병원 출입구 (일본어로 안내)
돈키호테 쇼핑몰 (이미지 : timeout.com 출처)
돈키호테 쇼핑몰 (이미지 : thailand-porperty.com 출처)
일본 음식점
일본 생선 도매점
일본인이 상주하고 있다고 표시한 노래방
일본인 타운에서 발행되는 LOCAL 정보지

#2 아이돌 카페?

검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DONKI MALL을 지나가게 됐습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친숙한 돈키호테가 있는 곳인데요. 전체 건물에서 돈키호테는 1. 2층에 있고 나머지 공간에는 일본 음식점, 카페 등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앞에 큰 광고판이 있었는데 스포츠 시설과 아이돌 카페였습니다. D-sport라고 해서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스크린 골프와 비슷하게 스크린 야구, 농구 게임 등이 갖춰진 곳이었습니다.

DONKI MALL 대형 현수막 광고

편의상 제가 아이돌 카페라고 했지만 실제 이름은 시암돌(SIAMDOL) CAFE입니다. SIAM은 태국의 옛 이름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태국의 대표적인 은행인 시암상업은행(SCB)나 시암역 모두 여기서 온 것입니다.

SIAMDOLL CAFE 안내문

카페의 특징이 있다면 카페에서 서빙하는 스텝이 동시에 아이돌을 준비하는 연습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돌”을 준비한다고 한다면 연습생 활동을 하는데 여기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일하는 스텝들에 대한 사진 촬영은 금지돼 있습니다.

내부 모습 정도는 괜찮지만 스텝 분들의 얼굴이 나오면 안됩니다. (스텝과의 사진 촬영은 카페에서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에 있었습니다. ) 카페 안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적인 커피 숍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SIAM DOLL CAFE 테이블

차이점이 있다면 스텝(아이돌 연습생) 사진이 붙여져 있다는 점과 그리고 카페 안쪽에 작은 스테이지가 있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여기 스텝들이 공연을 히는 곳입니다. 공연을 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고 하더군요. 음악은 주로 J-POP 위주로 나오는데 가끔 우리나라 걸그룹 뮤직비디오가 나왔습니다.

SIAM DOLL CAFE 내 스테이지

메뉴판을 보니 커피나 차 뿐 만 아니라 카레, 돈까스, 스파케티 등도 팔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200~300바트로 우리돈으로 치면 7000원~1만원대 초반이었습니다.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식당에 비해서는 비싼 편입니다. 다만 옆 다른 일본 음식점에서 파는 규동이나 돈까스 등의 가격대랑 비슷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여기가 비싸다고 느끼는 못했습니다.

#3 Seating Fee와 최소 주문 금액으로 설계한 철저한 과금

코로나19로 인해 태국의 관광 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우선 관광객들이 자주 가는 카페나 음식점들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내국인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도 영업시간 제한, 배달 위주의 영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SIAM DOLL CAFE는 2021년 11월에 오픈을 했습니다. 특성 상 “대면”이 아니고서는 큰 메리트가 없어 보입니다. 카레나 규동을 먹는다면 다른 일본 음식점인 스키야를 이용하는 게 더 합리적일 겁니다.

제가 간 시간은 평일 오후 2시였습니다. 평일 오후 2시면 점심시간이 끝나고 아마 많은 음식점에서는 Break Time을 가질 시간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모든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습니다. 카페에 테이블은 10개 내외로 카페 주인 입장에서는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오래 있어도 별도로 눈치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왜냐면 “seating fee”를 따로 받기 때문입니다.

요금 구조가 상당히 정교합니다.

1> 처음 주문 시 1인 당 최소 주문 금액 100바트 이상 (Seating Fee 안 받음)

2> 1시간 이후에도 Table에 있으려면 100바트 이상 주문해야 하며, 이 때는 시간당 50바트 Seating Fee가 발생합니다.

메뉴판에 있는 Seating Fee

점심 메뉴로 돈까스를 먹고,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면서 카페 안에서 컴퓨터 작업을 했는데, 50바트의 Seating Fee가 붙더군요. 이 같은 과금 구조를 고려해 본다면, 테이블 당 회전률이 낮더라도 바로 손해로 이어지지는 않을 듯 합니다.

#4 누가 이 카페를 이용할까?

우리나라의 카공족 처럼, 여기 방콕에서도 카페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거나 일하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방콕 시내에도 멋진 스타벅스가 꽤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24시간 운영하는 스타벅스도 있습니다.

24시간 운영하는 스타벅스

태국에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110바트입니다. 그리고 샌드위치나 크로와상은 대 110~120바트 정도됩니다. Siam Doll Cafe의 Seating Fee나 최소 주문 금액을 고려해 본다면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것이 더 경제적입니다.

여기 주요 타겟은 누구일까? 여기에 오는 손님들을 관찰했습니다. 나이 대는 10대~20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대체로 남성들이 많았고 혼자 오신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카페 안에 들어가면 일본어로 “어서오십쇼(いらっしゃいませ)”와 함께 스텝이 안내합니다. 태국 현지인이나 아니면 일본인, 또는 외국인에 따라 안내하는 스텝이 다릅니다. 쓰는 언어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아래 페이스북 페이지에 나온 분 중에 3분이 카페 안에 있었습니다.

siamdol cafe 페이스북 페이지

영어 보다는 일본어를 더 잘하시는 것 같아서 일본어로 주문했습니다. 일본어로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스텝 분이 오셨습니다. 나중에 일본인이냐고 물어봐서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안녕하세요” 라고 하더군요. 여기 뿐 만 아니라 태국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안녕하세요”라고 해서 놀랐습니다.

카페는 손님들이 “스텝”으로 일하는 아이돌을 보러 온 손님이 많았습니다. 이 손님들이 컴퓨터로 작업하는 화면을 보니까 아래의 스텝 페이스북 페이지나 인스타그램 계정에 좋아요나 공유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팬”활동을 보입니다. 페이스 북에 siamdol cafe를 쳐보니 여기서 일하는 스텝(아이돌)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었습니다.

CAFE 스텝들의 페이스북 계정

손님들 중에 대학생 또는 고등학생 나이대로 보이는 친구들도 꽤 있었습니다. 스텝(아이돌)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면서 이야기 하는 것으로 봐서는 팬인 것 같습니다.


CAFE 스텝 페이스북 페이지

다시 메뉴판으로 오겠습니다. 스텝들과 사진을 찍는데 비용이 200, 300바트입니다. 그냥 사진 찍는 게 아니라 무대 위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는 것 같습니다. 확인해 보니 아이돌 활동을 하는 스텝과 그렇지 않은 스텝이 따로 있군요. 그리고 아이돌 활동을 하는 스텝과 같이 찍는 사진이 더 비싸군요.

스텝과 사진 이벤트

그리고 멤버쉽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500바트 이상 지출해야 포인트를 주는군요. 멤버쉽에 따라 어떤 혜택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5 “대면”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비즈니스

태국에 머무르면서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서비스들이 비대면 중심으로 바뀌는 것을 봤습니다. SIAM DOLL CAFE는 이런 흐름과 역행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SIAM DOLL CAFE는 음식을 팔지만 “음식”은 메인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음식 만 놓고 본다면 같은 층의 다른 일본 음식점에 비해 가격 면이 맛 이나 영양 면에서 차별화되니 요소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DONKIMALL에 있는 음식점 중에서는 손님이 가장 많았고, “활기”찬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기의 단골 손님들은 내가 응원하는 “스텝(아이돌)”을 응원하는 팬이라 생각합니다. 카페는 이를 위한 공간과 음료를 제공하는 곳이며, 메인 상품은 “스텝(아이돌)과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입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가는 흐름 속에서 오히려 더욱 가치 있는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번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가보니, 팔로우만 2,832명이군요. 별도의 마케팅 없이 “팬”들의 자발적인 공유, 좋아요로 홍보되는 구조도 흥미롭습니다.

SIAM DOLL CAFE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다음 번에는 코로나19로 달라진 방콕의 모습에 대해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의점이나 일반 가게, 음식점 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도록하겠습니다.


Posted

in

by

Comments

댓글 남기기